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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포스트파시즘 시대, 자유를 다시 묻다.

1. 자유는 여전히 새롭다 – 포스트파시즘 시대의 문제의식 21세기 민주주의 사회는 외형적으로는 자유롭고 평등한 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새로운 억압이 자라고 있다. 강제적 폭력과 전체주의가 사라진 대신, 여론과 규범, 사회적 기대, 그리고 알고리즘이 결합하여 개인을 압박하는 새로운 형태의 통제, 이른바 ‘포스트파시즘(post-fascism)’의 징후가 나타났다. 이 체제는 직접적으로 억압하지 않지만, 개인의 삶을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프레임으로 규정하며 은밀하게 동질화를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다시금 "자유란 무엇인가"를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문명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던 것이 인간의 자유이며, 이를 위해서도 문명을 발전시켰다고 단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

철학 2025.06.12

시뮬라르크와 시뮬라시옹, 그리고 감각의 시대― 보드리야르, 아즈마 히로키, 그리고 한국의 현실

1 『매트릭스』와 현실 없는 세계 1999년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는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이 사실은 거대한 시뮬레이션일 수 있다는 철학적 문제를 제기한다. 이 영화의 핵심 철학은 장 보드리야르의 저서 『시뮬라르크와 시뮬라시옹(Simulacres et Simulation)』에서 비롯되었다. 실제 영화 속에서 이 서적이 등장하는데, “현실이라 믿은 모든 것이 사실은 기계가 만들어낸 시뮬레이션”이라는 보드리야르의 사유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보드리야르는 이 책에서 현대 사회를 “현실이 사라지고, 복제 이미지와 기호만 남은 세계”, 즉 시뮬라시옹의 세계라고 규정한다. ‘진짜’는 사라지고, 가짜가 진짜처럼 작동하며, 사람들은 기호만을 소비하는 존재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단지 철학 이론에..

철학 2025.06.12